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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첫사랑 얘기 해주세요의 단
 

     기말시험이 끝나고도 한참 전에 끝난 시점에 영화를 틀어달라고 하지 않을 하반이 아니었다. 하반의 착한 아이들은 시험 후에도 진도를 나가기로 유명한 실과교과 샤도 선생님과 국어교과 안도 선생님도 두 손, 두 발을 다 들고 영화를 보여주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교실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한 학기 잘하진 못했어도 열심히 공부한 보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아이들이 영화보다 더 좋아하는 게 있으니 바로 체육이다. 역시 교실보단 운동장이 좋은지 체육 시간만큼은 사수했다. 살인적인 햇빛에 히나타 선생님도 그늘을 찾는 지경이 됐지만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이들은 얼굴이 새빨갛게 익은 채로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그렇게 신나게 놀고 나면 다음 교시는 모두 꿈나라 여행을 가버려서 영화를 틀지 않아도 선생님의 조용한 쉬는 시간이 찾아온다. 그래서 체육 시간은 하반도, 선생님들도 기다려지는 교과다. 하지만 오늘은 아기가 달랐다. 

 

     등교할 때부터 날이 흐리더니 스멀스멀 먹구름이 학원 위에 자리를 잡았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되니 거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흥분한 목소리로 저번 교시 과학 시간에 도이 선생님이 보여준 영화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땅을 치는 시끄러운 빗소리가 아이들의 대화 소리에 묻힌다. 분명 선배 닌자들이 멋지게 구하러 올 거라는 기대에 찬 소리, 카스테라
를 나눠주지 않다니 그러니까 대머리가 되는 거라며 격분하는 소리, 과연 기억을 되찾고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소리, 어떻게 딱 중요한 순간에 종이 칠 수 있냐며 아쉬워하는 소리. 아이들이 만든 대화 구름은 교실을 채웠다. 그때 반장 쇼자에몽이 문을 밀어 아이들에게 소리친다. 

 

     “오늘 체육 비가 와서 교실에 앉아있으래!”
 

     그 한마디에 체육복을 입던 아이들의 입에선 동시에 탄성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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